삶/2023.10.8~ 기록

2023.11.6(월)-11.19(일)

현담 2023. 11. 20. 22:25

2023.11.6.()-11.12()

 

*예전부터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많은 대학원 동료들이 암묵적으로 서로 등급을 나눈다는 사실을 최근 좀 더 직접적으로 알게 되었다. 씁쓸한 면이 있지만 충분히 객관적인 평가라면 비도덕적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 사실 학계뿐만 아니라 어떤 전문영역이든 간에 능력에 대한 위계적 평가는 피할 수 없다.

내가 동료들로부터 어떤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알기는 힘들다. 사회성이 다소 결여된 사람이 아닌 이상 못하는 사람에게 못한다고 바로 앞에서 적나라하게 말하는 사람은 없고, 대부분의 사람은 그 사람의 능력이 어떻든 주로 좋은 말을 해주거나 평가적인 말 자체를 꺼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동료들이 나를 지금 어떻게 평가하고 있든 간에, 그들의 평가의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자료들, 나의 능력이 좋거나 나쁘다는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들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것들을 잘 관리한다면 나는 동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리라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2023.11.13.()-11.16()

 

*삼국지 웹툰에 푹 빠져서 지냄. 공부 제대로 안 함. 삼국지를 보면서 느낀 점. 원소가 조조에게 패한 이유를 그의 성격에서 찾자면 완벽주의와 지나친 신중함을 꼽을 수 있다. 그는 민심을 다스리고 교활한 계책을 내는 데에는 선수이지만, 계획이 불완전하더라도 밀어붙이는 추진력과 결정적인 순간에 위험을 감수하고 나아가는 결단력이 부족하다. 원소의 정반대가 손견이나 손책이다. 수많은 병사와 장수들을 거느린 리더이자 스스로 뛰어난 장수인 손견이나 손책은 물불 가리지 않고 상대에게 달려들어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하고 빠르게 영토를 확장하지만 상대의 계책에 걸려들어 요절한다. 나도 따지자면 원소와 비슷하게 실행이 더디고 위험을 잘 감수하지 않는 성향인 것 같은데, 원소가 걸었던 길을 걷지 않으려면 좀 더 시원시원한 성격을 길러야겠다.

 

2023.11.16.()

 

1) 기상 : 12:00

2) 명상 : Daily Meditation (1)

3) 운동 : 탁구 (2)

4) 공부 :

5) 소비 : 점심(돌솥비빔밥), 저녁(탁구 멤버와 치킨), 커피(내일용 비축), 대구KTX

6) 기타 : 친구랑 전화

 

*규칙적인 일상을 유지하면서 공부를 한다는 게 참 어렵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일상이 강제되어 있어서 타성적으로 따르면 되었는데, 대학교 이후로는 모든 게 자율이라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는 것부터가 힘들다. 습관이 되면 매번 의지를 발휘할 필요가 없어서 낫겠지만 그 습관을 형성하기가 어렵다. 습관 형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습관 형성에 방해가 되는 예외적인 날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게끔 일들을 잘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어쩌다 피치못한 예외적인 날이 발생하더라도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하겠다.

 

2023.11.17.()

 

1) 기상 : 07:45

2) 명상 : Daily Meditation (2)

3) 운동 : x (2)

4) 공부 : 리딩, 세미나 2개 참여, 공개 강연 청강

5) 소비 : 아침, 샌드위치

6) 기타 :

 

*여유가 있어야 가끔 찾아오는 혹은 스스로 벌이는 재밌는 이벤트들을 즐길 수 있다. 최근 몇몇 이벤트들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여유가 없어서 즐거움이 다소 반감되었다. 삶과 학문을 즐길 여유를 허용하지만 동시에 충분히 학문적 역량을 기를 수 있을 정도의 적절한 공부량을 찾는 게 중요한 듯하다.

 

2023.11.18.()

 

1) 기상 : 07:45 (곧 다시 잠)

2) 명상 : Daily Meditation (2)

3) 운동 : x (2)

4) 공부 : x

5) 소비 : 카페

6) 기타 : with neon.

 

2023.11.19.()

 

1) 기상 : 08:30

2) 명상 : Daily Meditation (2)

3) 운동 : x (2)

4) 공부 : x

5) 소비 : x

6) 기타 : 아버지 생신 겸 할머니 기일 제사, 친구 탄원서 작성

 

*할머니와 아버지의 인생사를 들은 후 나의 인생을 좀 더 가족사적으로 맥락화시켜 바라보게 되었다. 흙밭과 탄광이라는 거친 삶의 터전에서부터 피땀 흘리며 분투하여 지금 내가 영위하는 삶이 가능하도록 해주신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우러난다. 할머니와 아버지께서 내가 공부를 잘 하고 서울대에 합격하는 등의 일에 왜 그토록 자부심을 가지고 나보다 더 기뻐하면서 주변에 자랑하셨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나는 독립적인 인격체이기도 하지만 가족이라는 보다 큰 삶의 줄기 속에서 탄생하여 새로이 그 줄기를 구성하게 된 하나의 새로운 가닥이기도 하다. 이 새로운 가닥은 그 전의 가닥들의 삶을 흡수하는 동시에 새로운 삶을 개척해나간다. 할머니와 아버지는 나를 통해 각자 당신의 삶을 새로이 해석하고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내가 훌륭한 손자이자 아들이라면, 할머니와 아버지의 삶은 훌륭한 삶을 탄생시킨 원천으로 해석되어 한층 더 가치 있는 삶으로 이해될 수 있다. 나는 가족 앞에서 부끄럽지 않을뿐더러 가족의 삶이 보다 고귀한 것이 되는 데에 기여하는 탁월한 삶을 살고 싶다.

' > 2023.10.8~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11.27(월)-12.10(일)  (3) 2023.12.10
2023.11.20(월)-26(일)  (3) 2023.11.29
2023.10.30(월)~11.5(일)  (2) 2023.11.06
2023.10.23(월)~29(일)  (4) 2023.10.30
2023.10.19(목)~22(일)  (2) 2023.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