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현대대륙철학 일차문헌 32

[니체] 「가장 추악한 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4부 7장)

차라투스트라는 어두운 기억으로 빠져들었다. 언젠가 한 번 이 협곡에 섰던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Zarathustra, however, became absorbed in dark recollections, for it seemed to him as if he had once before stood in this valley. Zarathustra aber versank in eine schwarze Erinnerung, denn ihm war, als habe er schon ein Mal in diesem Thal gestanden. : 「환영과 수수께끼에 대하여」에서 커다란 검은 뱀이 목에 걸린 양치기를 보았던 그곳이다. 그 동일한 계곡에서 차라투스트라는 가장 추악한 인간을 만나게 된다. (교수님) ..

[니체] 「왕들과의 대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4부 3장)

*왕들(the kings, die Könige) : 4부는 『차라투스트라』의 마지막 부로, 니체는 4부를 1-3부와 다르게 사적으로 출판했다. 4부에서는 차라투스트라와 ‘좀 더 높은 인간(Der höhere Mensch)’들이 서로 만나고 대결한다. ‘좀 더 높은 인간’들은 천민보다 바람직하지만 결국 초인이 되지는 못한다. ‘왕들과의 대화’에서 처음 등장하는 왕들은 ‘좀 더 높은 인간들’ 가운데 일부이다. 차라투스트라는 그의 숲에서 두 왕들과 그들의 짐을 실은 나귀 한 마리와 마주치고 몸을 숨긴다. 백승영(2022b)에 따르면 두 왕들 중 오른편 왕은 현실 국가의 대표자, 왼편 왕은 기독교 교회의 대표자를 상징한다. 두 왕들은 모두 천민 사회를 떠나왔지만, 현실 국가의 대표자인 오른편 왕만이 차라투스트라..

[니체] 「건강을 되찾는 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부 13장)

*건강을 되찾는 자(the convalescent, der Genesende) : ‘건강을 되찾는 자’는 영원회귀 사상과 이에 내재된 위험, 즉 허무주의(Nihilismus, nihilism)를 다룬다. 차라투스트라는 허무주의와 정면으로 대결하면서 고통과 역겨움(‘아프구나!’, ‘메스껍다’)을 겪지만 이를 극복하고자 한다. 즉 차라투스트라는 3부 ‘환영과 수수께끼에 대하여’에서 허무주의를 상징하는 검은 뱀에 의해 공격당하지만 그 뱀을 물어뜯어 뱉어내는 양치기와 같은 일을 겪는다. 따라서 ‘건강을 되찾고 있는 자’는 차라투스트라이다. (Y 발제문) *심연의 사유(abysmal thought, abgründlicher Gedanke) : 자신의 동굴로 돌아온 차라투스트라는 영원회귀 사상을 깨우고자 시도한다...

[니체] 「중력의 정신에 대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부 11장)

*중력의 정신(the spirit of gravity, Geist der Schwere) : ‘중력의 정신’은 인간과 삶과 세상 전체를 무겁게 만들고 퇴락시키는 정신으로, 이것 자체가 병리성이며, 사람들도 병들게 한다, 중력의 정신은 3부 〈환영과 수수께끼에 대하여〉에서는 차라투스트라 내면의 목소리의 형태로, 1부 〈읽기와 쓰기에 대하여〉에서는 정신의 ‘비극적 엄숙성’으로 표명된다, 정신의 가벼움과 무거움은 ‘천박 대 진중’의 의미가 아니다. 자유로움과 구속, 경쾌함과 짓눌림, 명랑성과음울, 긍정과 부정의 대립을 의미한다. (역주)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중력의 정신과 적대적이라는 것. 이것이야말로 새의 천성이다. And especially that I am hostile to the spirit of ..

[니체] 「세 가지 악에 대하여」 후반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부 10장 2절)

육욕: 참회복을 걸친 채 신체를 경멸하는 자 모두에게는 가시이자 말뚝이요, 배후세계론자 모두에게서는 "세속"이라며 저주받는 것이다. 육욕이 혼란과 오류를 가르치는 교사 모두를 조롱하고 바보 취급하기 때문이다. // 육욕: 잡것들에게는 그들을 불태워버리는, 천천히 타오르는 불길이다. 벌레 먹은 목재와 악취 나는 누더기 일체에게는 욕정에 불을 붙여 김을 내게 할 준비가 되어 있는 난로다. Voluptuousness: to all hair-shirted despisers of the body, a sting and stake; and, cursed as "the world," by all the believers in an afterworld: for it mocks and befools all erring,..

[니체] 「세 가지 악에 대하여」 전반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부 10장 1절)

*아침 꿈(morning dream, Morgentraum) : 아침 꿈에 차라투스트라는 바닷가에 어떤 곶에 서서 세계를 저울질하고 있었다. 프로이트식으로 말해서 꿈에서는 의식 차원에서 이뤄지는 여러 은폐들이 사라진다. 즉, 꿈에서는 세상에 의해서 주입받은 세계관, 세간적 이해가 느슨해지는 것이고, 그래서 꿈을 통해서 실상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니체도 비슷한 맥락에서 꿈에서 세계를 재었고, 꿈에서 본 세계가 진상일 수가 있으니, 꿈에서 깨어난 낮에 꿈에서 세계를 저울질하듯이 가장 악한 것으로 인정받아왔던 것들이 정말 나쁜 것인지 저울질해보겠다고 말한다. (교수님) 내 지혜가, 그 모든 "무한한 세계"를 몽땅 비웃어주는, 깨어 있고 웃음짓는 대낮의 지혜가 꿈에게 은밀하게 말을 건네서였을까? 그 지..

[니체] 「구원에 대하여」 후반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부 20장)

그대들도 종종 자문했었지. ‘우리에게 차라투스트라는 누구지? 우리는 그를 어떻게 불러야 하지?’ 그러고는 나처럼 그대들도 질문으로 대답하곤 했다. // 그는 언약하는 자인가, 아니면 성취하는 자인가? 정복자인가, 아니면 상속자인가? 가을인가, 아니면 쟁기인가? 의사인가, 아니면 건강을 되찾는 자인가? // 그는 시인인가, 아니면 진실된 자인가? 해방자인가, 아니면 구속하는 자인가? 선한 자인가, 아니면 악한 자인가? And you also asked yourselves often: "Who is Zarathustra to us? What shall he be called by us?" And like me, did you give yourselves questions for answers. // Is h..

[니체] 「구원에 대하여」 전반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부 20장)

어느 날 차라투스트라가 큰 다리를 건너고 있을 때, 불구자와 거지들이 그를 둘러썼다. 곱사등이 하나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WHEN Zarathustra went one day over the great bridge, then did the cripples and beggars surround him, and a hunchback spoke thus to him: Als Zarathustra eines Tags über die grosse Brücke gieng, umringten ihn die Krüppel und Bettler, und ein Bucklichter redete also zu ihm: : 〈마태오복음(마태복음)〉 15장 30절 이하의 장면을 패러디하면서 니체는 예수의 구원에 의문부호를..

[니체] 「왜소하게 만드는 덕에 대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부 5장)

*왜소하게 만드는 덕(the virtue that makes small, der verkleinernden Tugend) : 차라투스트라는 자신에 비해 너무나도 왜소해져 버린 인간들을 목도한다. 그들을 왜소하게 만든 것은 선의, 연민, 정의 등을 덕목으로 삼는 현대 도덕이다. (J3 발제문)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과 극복해야 할 덕의 특징이 제시되는 텍스트다. 인간을 건강하게 만들려는 의도에서다. 건강해야 영원회귀 사유 앞에서 위버멘쉬로 살기로 결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텍스트는 건강하게 만드는 덕을 “의욕할 수 있는(wollen können) 자가 되어라!”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존재가 되어라!”의 형태로 제시하고, 건강성을 파괴해 인간을 왜소하게 만드는 덕을 ‘무리-대중’의 덕으로 제시한다..

[니체] 「환영과 수수께끼에 대하여」 후반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부 2장 2절)

그때 내 몸을 가볍게 해주는 일이 일어났다. 난쟁이, 그 호기심 많은 자가 내 어깨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그러고는 내 앞의 돌 위에 쪼그려 앉았다. 그런데 우리가 멈추어 선 바로 그곳에는 성문이 하나 있었다. Then happened that which made me lighter: for the dwarf sprang from my shoulder, the prying sprite! And it squatted on a stone in front of me. There was however a gateway just where we halted. Da geschah, was mich leichter machte: denn der Zwerg sprang mir von der Schulter, der 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