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현대대륙철학 일차문헌 32

[니체] 「죽음을 설교하는 자들에 대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 9장)

*죽음을 설교하는 자들(the preachers of death, Prediger des Todes) : ‘죽음의 설교’는 삶보다는 죽음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삶에 대한 부정의식을 일으키는 사유 일체를 지칭한다. 철학적/종교적 이원론 및 염세주의, 그리스도교 도덕뿐만 아니라 노동과 삶에 대한 프로테스탄트 윤리 같은 19세기의 새로운 가치들이 그 예들로 등장한다, 인간이 온전한 자유정신이자 창조자가 되기 위해 벗어나야 하는 것들이다. (역주) 이 장에서 다루어지는 ‘죽음을 설교하는 자’ 혹은 그러한 ‘설교를 들어 마땅한 자’들은 3장에서의 배후세계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자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부류의 인간들을 포함하는 범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래 “죽음을 설교하는 자들의 유형” 참고) ..

[니체] 「배후세계론자들에 대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 3장)

*배후세계론자(believers in an afterworld, Hinterweltler) : Hinter(뒤) + Welt(세계) + ler(사람을 나타내는 접미어), 직역하면 ‘이 세계 뒤편의 또 다른 세계’를 믿거나 말하는 사람, 형이상학적 이원론자를 지칭한다. (역주) 일찍이 차라투스트라도 모든 배후세계론자들과 마찬가지로 인간 저편에 대한 망상을 품었었다. 그때에는 세상이 고통받고 번민하는 신의 작품으로 보였던 것이다. // 그때 세상은 내게 꿈이자 어떤 신이 꾸며낸 허구로 보였다. 불만족한 신의 눈앞에 피어오르는 오색 연기로 보였던 것이다. Once on a time, Zarathustra also cast his fancy beyond man, like all believers in an af..

[니체] 「이웃사랑에 대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 16장)

그대들은 이웃 주위로 몰려간다. 그런 행동에 대한 미사여구도 갖고 있다. 그러나 내가 그대들에게 말하노니, 그대들의 이웃사랑은 그대들 자신에게는 좋지 못한 사랑이다. // 그대들은 자기 자신에게서 도피하여 이웃으로 달아난다. 그러고는 거기서 덕 하나를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나는 그대들의 “자기 상실”의 정체를 꿰뚫고 있다. // ‘너’는 ‘나’보다 더 오래되었다. 너’는 신성하다고 불리지만 ‘나’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이러면서 사람들은 이웃으로 몰려간다. You crowd around your neighbor, and have fine words for it. But I say to you: your neighbor-love is your bad love of yourselves. // You f..

[니체] 「창백한 범죄인에 대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 6장)

보라, 창백한 범죄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에는 위대한 경멸이 서려 있구나. // “나의 자아는 극복되어야 할 무엇이다. 나의 자아는 내게 인간의 위대한 경멸이다.” 이렇게 그의 눈은 말하고 있다. // 그 스스로 자신을 판결했다는 것, 이것이 그의 최고 순간이었다. 그러니 이 고매한 자를 다시 그의 저열함으로 되돌리지 마라! Behold. the pale criminal has bowed his head: out of his eye speaks the great contempt. // "My ego is something which is to be overcome: my ego is to me the great contempt of man": that is what his eyes say. // ..

[니체] 「환희와 열정에 대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 5장)

내 형제여, 그대에게 덕 하나가 있고, 그것이 그대의 것이라면, 그대는 그 덕을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는다. [...] 그런데 보라! 이제 그대는 그 덕의 이름을 대중과 공유하게 되었고, 그대의 덕으로 그대는 대중이 되고 가축떼가 되어버렸다! My brother, when you have a virtue, and it is your own virtue, you have it in common with no one. [...] And behold, you have its name in common with the people, and have become one of the people and the herd with your virtue! Mein Bruder, wenn du eine Tugend hast..

[니체] 「신체를 경멸하는 자들에 대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 4장)

신체를 경멸하는 자들에게 나는 말하고자 한다. 저들이 다르게 배우고 다르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자기들의 신체에 작별을 고하고 입을 다물라고 할 뿐이다. To the despisers of the body I want to speak. I would not have them learn and teach differently, but merely say farewell to their own bodies - and thus become silent. Den Verächtern des Leibes will ich mein Wort sagen. Nicht umlernen und umlehren sollen sie mir, sondern nur ihrem eignen Leibe Lebewohl s..

[니체] 「세 변화에 대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 1장)

*정신(spirit, Geist) : 차라투스트라의 첫 번째 가르침은 ‘정신’의 변화에 관한 것이다. 이때의 정신은 물론 니체가 비판하는 이원론적 정신, 곧 육체와 육체에 속한 욕망에서 분리되어 있다고 믿는 ‘순수한 정신’이 아니다. 니체가 말하는 정신은 육체와 욕망을 긍정하고 욕망의 주인이 되는 정신이다. 이 정신은 힘의 의지[생명력]에 따라 결정되는 종속적인 성격을 갖기도 하지만 동시에 독자적인 성찰 능력을 갖고 힘의 의지의 상태를 반성하며 그것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정신에는 낙타 정신, 사자 정신, 아이 정신의 3단계가 있는데, 차라투스트라는 정신의 3단계 변화를 인간이 지향해야 할 목표인 초인에 이르는 길로서 제시한다. (J2 발제문) “정신의 세 변화”에서 정신은 이원론자가 ..

[니체]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5-6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5절 ‘저들은 그저 저렇게 웃고만 있구나. 저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나는 저런 자들의 귀를 위한 입이 아니다. // 눈으로 듣는 법을 배우도록 먼저 저들의 귀를 때려 부수어야 할까? 울리는 북이나 참회설교자들처럼 요란을 떨어야만 할까? 혹 저들은 더듬거리며 말하는 자들만을 믿는 것일까?’ "there they laugh: they do not understand me; I am not the mouth for these ears. // Must one first smash their ears, that they may learn to hear with their eyes? Must one clatter like kettledrums and preachers of repen..

[니체]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4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4절 차라투스트라는 군중을 바라보고는 의아해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Zarathustra, however, looked at the people and wondered. Then he spoke thus: Zarathustra aber sahe das Volk an und wunderte sich. Dann sprach er also: : 차라투스트라는 왜 군중을 바라보고 의아해했는가? 그는 초인사상을 설파했고 어렴풋이 사람들이 자기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기대를 버리지 못한 상태이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 자기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확신하지 않고, 그들에게 기대를 하며 계속 이야기하고 그들을 설복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교수님) ..

[니체]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3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3절 “나는 그대들에게 위버멘쉬를 가르치노라.” “I teach you the overman.” “Ich lehre euch den Übermenschen.” Q1 차라투스트라는 초인을 가르친다. 그런데 그는 초인인가? (D) A. 결론부터 말하자면 차라투스트라는 초인이 아니다. 초인을 준비하는 자다. 예언가로서의 입장이다. (J) 차라투스트라는 초인은 아니긴 해도 초인이 뭔지를 알려면 어느 정도 초인의 경지를 경험했지 않을까 싶다. 초인에 대한 아무런 경험도 없이 초인에 대해서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완벽하게 체현은 못했지만 초인의 상태와 비슷한 상태를 체험했을 것이다. 니체는 철학이 머리로 하는 작업, 지성으로 하는 작업이 아니라고 말한다. 상식적으로 지성을 통해 따지고 근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