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2023.10.8~ 기록

2023.10.16(월)~18(수)

현담 2023. 10. 19. 17:10

2023.10.16.()

 

1) 기상 : 10:30

2) 명상 : x (0)

3) 운동 : x (0)

4) 공부 : 영단어 정리 조금, 견습록 정리 조금, 피히테 1절 번역 수정 및 수업 필기 정리 완료

5) 소비 : 점심, 저녁 (저녁 먹고 간식이 땡겼지만 잘 참음)

6) 기타 :

 

*성인 권장 수면 시간이 7~9시간이라고 한다. 권장 최소치인 7시간을 잔다고 할 때, 잠드는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최소 8시간은 침대에 누워있어야 한다. 내가 740분 정도에 기상하니, 나는 최소 1140분에는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야 한다. 밥을 건너뛰는 것보다 적게 자는 게 몸에 더 안 좋다는데, 자는 시간을 아까워 말고 적어도 11시 반 전에는 자자. 더 일찍 자면 더 좋고.

 

2023.10.17.()

 

1) 기상 : 07:45

2) 명상 : x (0)

3) 운동 : 헬스장 (1)

4) 공부 : 영단어 정리 조금, 후설 수업 준비 및 독단어 정리 조금

5) 소비 : 아침, 점심, 저녁

6) 기타 :

 

*오랜만에 헬스장 가서 운동. 비염 증상이 있는 와중에 운동을 했는데 자연적으로 코가 뚫려서 운동할 맛이 남.

 

2023.10.18.()

 

1) 기상 : 10:48

2) 명상 : x (0)

3) 운동 : 탁구 (2)

4) 공부 : 영단어 정리 조금, 후설 위기 부록 18번 정리 조금, 피히테 수업 준비

5) 소비 : 점심, 저녁, 운동 음료(같이), 제습기 (언제 구매했는지 기억x)

6) 기타 :

 

*피히테 수업 말미에 앞으로 피히테 텍스트의 해석에 집중하고 칸트나 헤겔과 같은 철학자를 끌어들이는 발언은 삼가달라고 학우들에게 부탁했다. 비교 논의는 비교하는 철학자 양자에 대한 체계적이고 정합적인 이해가 선행된 다음에야 보다 유의미할 것인데, 현재 수업에서 사실 교수님 외에는 피히테가 텍스트에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텍스트 내에서 주요 결절점들이 무엇인지, 텍스트 속 논의가 계속 정합적인지, 텍스트의 함축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이해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서였다. 교수님께서는 독일 관념론 철학자들의 주요 텍스트를 이미 다 읽어보셨기에 매번 해당 비교 논의가 나오면 여러 저작들을 두루 언급해가면서 유사해보인다는 발언에 대해 이런 차이가 있다고 유려하게 해명하시지만, 피히테는 <<자연법의 토대>> 3절까지 읽고 칸트나 헤겔은 두어권씩 읽어 본 학우들의 계속된 피히테의 이것과 칸트의 저것이 같은 것 아닌가’, ‘헤겔의 저것과 피히테의 이것이 유사하다는 식의 논의 제기를 중단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텍스트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내가 이제까지 들었던 다른 수업에 비해 현저하게 부족한 와중에 엄밀하지 못한 비교 논의가 과도하게 많다는 것을 이제까지 피히테 수업에서 느껴왔고 오늘 특히 그 문제가 심각한 것 같아 결국 용기를 내서 텍스트에 집중하자고 발언했다.

  그런데 내 발언 직전 두 학우가 칸트와 피히테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었던지라 내 발언이 두 학우를 저격하는 외양을 띠게 되었다. 두 학우도 몹시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한 분은 내 발언이 당혹스럽고 칸트에 대한 선이해를 가지고 피히테를 해석하는 것이 그렇게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텍스트를 다 읽어보신 교수님께서는 앞으로 피히테의 논의에서 칸트와의 접점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에 칸트 이야기는 꺼내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텍스트에 집중하자는 취지에 동의하셨다. 다만 사람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고 부연하셨다. 수업 끝나고 학우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와중에 친했던 학우가 표정이 계속 어두워보여 마음이 별로 좋지 않았다. 괜한 이야기를 했나, 그냥 이대로 수업이 흘러가도록 아무말 없이 앉아 있을 걸. 그러다가도 수업 전체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학기가 거의 반이 지난 지금에라도 말을 잘 꺼냈다, 후회를 억누르려 노력했다.

  내가 덧씌우는 해석과 비교 논의를 경계하게 된 것은 교수님들께서 항상 그렇게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대학원 1학년 1학기, 루소 수업을 맡았던 교수님께서는 강의 첫 시간에 루소를 칸트 읽듯이 읽지 말고 루소의 텍스트에 집중해서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을 열심히 읽어내라고 강조하셨고, 아리스토텔레스 수업을 맡았던 교수님께서는 한 학생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을 비교하는 글을 초고로 써오자 해당 주제는 너무 커서 박사학위 논문도 이런 주제로 가지고 오면 통과시켜주기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물론 교수님들 수준의 연구자라면 어떤 철학자의 이론이 다른 철학자의 이론으로 collapse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비교철학 작업을 유려하게 수행할 수도 있을 테지만, 연구자 숙련 단계에서는 불가능하고 유익하지도 않다는 뜻일 것이다. 지도교수님께서는 중요한 텍스트는 한 자 한 획도 허투루 읽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텍스트를 먼저 꼼꼼히 읽는 연습과 꼼꼼히 읽겠다는 태도가 연구자의 기본이라 새겼다. 데카르트 전공 교수님께서는 한 논문의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하셨다. “데카르트를 칸트 읽듯이 하거나 후설 읽듯이 하는 것은 어지간히 지겨운 일이 되었다.” 피히테 수업도 텍스트의 꼼꼼한 해석 작업이 먼저 충분히 이뤄져야지, 수업의 반 이상이 철학자들 사이의 윤리론과 법론 사이의 성근 비교라든가 칸트나 헤겔 읽듯이 피히테를 다루는 것이라면, 나를 가르치셨던 어떤 교수님도 수업에 대해 만족스러워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이렇게 정당화를 할 수 있어도 내 마음이 계속 좋지 않았다. 그래서 새벽 6시까지 잠을 못 잤다. 뭣도 모르면서 나댔나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지깟게 뭔데 이래라 저래라냐고 계속 누군가 비난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의 발언이 필요했다면, 이렇게 내 마음이 나를 비난하더라도 내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할 것이다. 발언에 문제가 있었다면 발언의 타이밍이나 전달하는 워딩과 태도가 아니었을까 한다. 발언 자체는 필요했다고 본다. 발언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자신의 해석적 태도에 대한 반성과 수업 방향에 대한 고민이 수업에 참여하는 모두에게 촉발되었을 것이고, 그런 반성과 고민이 진정 필요한 시점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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