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2023.10.8~ 기록

2024.1.8(월)-1.28(일)

현담 2024. 2. 1. 16:53

2024.1.8.()-1.28()

 

*1.18() : 대학동 다이소에 들리기 전에 옆에 붕어빵 가게에서 붕어빵을 사먹다가 가게 사장님이랑 얼떨결에 이야기를 나누면서 짧은 시간만에 친해지게 되었다. 사장님께서는 나이가 80이라고 하셨는데 전혀 여든 할아버지 같지가 않으시고 쾌활한 동네 아저씨 느낌이셨다. 내가 대학원을 다닌다고 하니 사장님 손녀가 대학원을 가야할지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고, 내가 대구 출신이라고 하니 사장님의 대구 출신이었던 옛 애인분이 고향에 내려갔다가 그쪽 부모님에 의해 다른 사람과 결혼당하게 되어서 당신과의 연애가 갑자기 끝나버렸다는 추억(?) 이야기도 해주셨다. 사장님께서 잠시 자리를 비우시게 되었을 때 내가 붕어빵 가게 대리를 맡기도 했는데, 그새 한 손님에게 붕어빵 4000원치를 팔기도 했다. 특별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1.20() : 군대에서 선임이었던 친한 형의 결혼식을 가기 위해 대전을 내려갔다. 내가 너무 늦어버려서 결혼식과 결혼사진촬영은 아예 참여하지도 못했고, 뷔페에서 겨우 축하의 인사를 건넬 수 있었는데, 어떻게 죽일지 고민하고 있었다는 유쾌한 농담과 함께 멀리까지 축하하러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해줘서 오히려 내가 고마웠다. 친한 사이일수록 예의를 잘 지켜야 하는데도 이런 중요한 약속을 너무 늦어버려서 대전으로 내려가는 길 내내 너무 미안하고 칠칠치 못한 나의 정신머리를 지독하게 한탄했는데, 결국 웃음을 나누며 축하와 감사의 말을 나눌 수 있어서 너무 고마운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본 군대 친구들과의 대화도 참 즐거웠다. 하지만 다음에는 절대 이런 식으로 약속에 늦지 않으리라!

 

*1.25()-26() :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일박이일로 호캉스라는 것을 다녀왔다! 여자친구가 처음으로 머리를 양갈래로 땋고 왔는데 어쩜 그리 이쁘고 귀여운지. 첫날은 호텔에서 좀 뒹굴거리다가, 나가서 맛있는 거 먹고 들어와서는, 다시 뒹굴거리면서 내가 만들어간 견습록이라는 대학원 관찰 일지 같은 걸 같이 봤다. 사람들이 괜히 호캉스호캉스 그러는 게 아니더라. 사랑하는 사람과 전망 좋은 방 큰 침대에서 하루종일 뒹굴거리는 일탈이 소소하지만 참 행복했다. 다음날에는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브런치라는 것을 인생 처음으로 먹었다. 여자친구의 설명으로는 샌드위치를 쌓지 않고 접시에 널브러뜨린 것을 아점으로 먹는 게 브런치라고 하는데, 아주 정확한 설명이었다. 잘 꾸며놓은 카페에서 맛있는 음식과 커피를 여유롭게 즐기며 대화하는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곤 서울식물원에 갔는데 한겨울에 채광 좋고 따뜻한 거대한 온실에서 푸르른 식물들을 요리조리 관찰하며 왜 저 식물이 저렇게 생겼고 저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지 토론(?)하면서 산책했다. 식목원이나 화초를 키우는 작은 온실은 가봤어도 이렇게 큰 온실의 식물원은 처음이었는데, 푸르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이렇게 웃으며 즐겁게 이야기 나누고 산뜻하게 걸어다니는 경험도 처음이었다. 저녁에는 관악구로 돌아와 술 한잔 하면서 고기를 먹었고, 동네 카페에서 디카페인 커피로 입가심도 했다. 기억에 남을 행복한 일박이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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