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근대철학 이차문헌

김용민(2016), 「루소와 공화주의」, 『한국정치연구』 25(1)

현담 2022. 5. 21. 23:27

<목차>

 

. 서론 (167-169)

. 루소 이전의 공화주의 전통 (170-172)

. 키케로, 마키아벨 리가 루소의 공화주의에 미친 영향 (172-174)

. 공화주의에 대한 정의 (174-178)

. 루소의 자유 개념 (178-184)

. 자유와 정치참여의 관계 (184-187)

. 결론 : 루소 공화주의의 지평 (187-189)

 

. 서론

 

*저자의 작업

1) 공화주의는 법의 지배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는 점

2) 자유주의-공화주의 논쟁의 초점이 자유에 대한 해석에 놓여 있다는 점

3) 신아테네공화주의-신로마공화주의 논쟁의 초점이 정치참여의 가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놓여 있다는 점

저자는 1), 2), 3)을 고려하여 루소의 정치사상이 지닌 공화주의의 특성을 분석하고자 함

 

*저자의 작업의 의의

: “움직이는 타깃으로서의 루소사상을 공화주의적 관점에서 포착하려는 필자의 시도는 비록 그 과녁을 못 맞춘다하더라도 루소의 정치적 혜안에 가까이 다가가는 하나의 학문적 계기가 될 것이다.” (169)

 

. 루소 이전의 공화주의 전통

 

*정치참여를 핵심으로 여기는 아리스토텔레스

: 시민의 행복 시민의 본성 실현 덕성에 의해 인도되는 정치적 자유가 참여를 매개로 공동선을 산출

아리스토텔레스적(신아테네적) 공화주의 전통의 현대 사상가 아렌트, 테일러, 샌델, 호노한

 

*법치를 핵심으로 여기는 키케로

: 자의적인 권력에 의해서 지배받지 않을 자유라는 최고의 가치가 법에 의해 보장되면 자치가 실현되지 않더라도 공동선은 달성됨

키케로적(신로마주의적) 공화주의 전통의 현대 사상가 스키너, 페팃, 비롤리

 

*고대와 근현대 공화주의를 연결하는 가교인 마키아벨리

- 덕이란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 규정 아리스토텔레스보다 키케로에 더 경도되어 있음

- 민중주의적 요소가 강화된 혼합정의 성격을 갖는 공화주의 강조 (키케로의 귀족주의적 요소 완화)

 

. 키케로, 마키아벨리가 루소의 공화주의에 미친 영향

 

*루소의 마키아벨리 해석 : ‘풍자’(satires)

- 참주 경제의 준칙

: 군주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인민의 이익과 의지를 원하고 있다는 을 해야 한다.

- 마키아벨리의 풍자

: 마키아벨리는 군주들을 훈계하듯이 하면서 사실은 인민을 가르쳤던 것이다.”

 

*루소의 키케로 비판

1) 이미 타락한 공화정에서는 건전한 공화정 때 사용되던 공개투표가 부적합한데 비밀투표가 로마를 망하게 했다는 판단을 내림

2) 키케로는 스스로 독재관이 되어서 카틸리나 반역 사건을 처리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음

 

*루소의 키케로적 공화국 이해

: 공화국이란 다름 아닌 법의 지배가 이루어지는 국가

 

. 공화주의에 대한 정의

 

*이상적인 공화국의 전형

- 스파르타 공화국 : 정치경제론에서 제시된 완전한 공화국 모델

- 로마 공화국 : 사회계약론에서 추구하는 불완전한 공화국 모델

루소에게서는 갈등요소를 내재한 로마 공화국이 보다 현실적인 유토피아로 등장

 

필자는 [사회계약론] 4권은 로마공화국이란 최선의 정부의 역사적 실례를 통하여 1~3권에서 전개된 공화주의 정치이론의 실천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4권이 있음으로 해서 1~3권의 이론적 논의가 완결되는 것이다. 루소가 추상적으로 일반의지에 근거한 정당한 정치체계의 필요성만을 강조했다면, 그의 이론은 공허하게 여겨져 설득력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175)

 

*공화국의 정의

: 법의 지배가 이루어지는 국가

- 전통적으로 공화정은 군주정(monarchy)에 대립되는 정치체제로 인식되어 왔지만, 루소에게서 공화정은 무정부(anarchy)에 대립되는 개념. 공화정은 정부형태의 일종이 아니라, 합법적인 정부 혹은 국가의 원리에 해당.

- 법은 일반의지에 의해 만들어지며, 일반의지의 주체는 주권을 가진 시민. 주권은 모든 시민이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민주적 주권이며, 그 핵심적 요소는 법을 제정하는 권리.

 

*민주적 주권과 민주정의 구별

- 다수의 시민이 법의 집행, 즉 행정에 참여하는 정부형태인 민주정과 민주적 주권은 구별됨

- 민주적 주권은 대표될 수 없지만, 집행권은 대표될 수 있으므로 군주공화국이나 귀족공화국이 가능

- 모든 공화정에서 민주적 주권은 인정되지만, 모든 공화정이 민주정인 것은 아님

 

*일반의지의 개념

- 의지(volonté) :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나며, 자유의지를 갖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

- 일반성(généralité) : 자유의 원칙으로 시작하여, 평등의 원칙을 확보하며, 확보되는 평등은 자유를 강화

 

자유가 대상이 되는 이유는 모든 개인의 예속은 그만큼 국가라는 정치체의 힘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며, 평등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평등이 존재하지 않고서는 자유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계약론)

 

*정의 개념

1) 신적 정의 : 우주의 질서나 자연의 질서에 적용되는 규칙

2) 보편적 정의 : 인간에게 적용되는 규칙으로 오로지 이성에 의해서만 알 수 있음. ‘정의의 법률또는 자연법이라 말할 수 있는데 강제할 수단이 없음.

3) 시민적 정의 : 이성에 근거한 보편적 정의의 개념에 양심이 작동하면 시민들은 서로 정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의무감을 갖게 되는데, 이 상호의무감을 발생시키는 원칙

1)에서 3)으로 갈수록 정의는 추상적 규정으로부터 하강하여 현실적 유용성과 실천성을 갖추게 됨

 

*권력의 정당성

1) : 자연법에 근거한 도덕성이 아니라 [실정법의] 공동이익에서 유래

자연법을 실정법 제정에 있어서 보편적인 원천으로 삼지 않았다는 점에서 옳지만, 실정법에 대한 자연법의 도덕적 우월성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은 잘못됨 (저자의 비판)

2) 데라떼 : 양심과 이성의 법인 자연법의 도덕성에서 유래

자연법의 도덕적 우월성을 인정하는 것은 옳지만, 보편적 정의와 시민적 정의가 별로 차이가 없다는 주장은 잘못됨 (저자의 비판)

 

루소는 근본적으로 실정법에 근거한 자유와 정의를 주장한다는 면에서 공화주의적인 측면을 강하게 노정하고 있지만, 인간의 양심과 이성에 근거한 자연법이 실정법의 상위에 존재하며, 또한 이것은 시민이 실정법에 복종해야 하는 도덕성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는 면에서 자유주의적 측면을 노정하고 있기도 하다.” (178)

 

. 루소의 자유 개념

 

*자유주의-공화주의 논쟁에서 자유 개념

1) 자유주의자 : 국가나 법의 간섭을 받지 않는 불간섭

2) 신로마공화주의자 : 타인의 자의적 지배를 받지 않는 비지배의 자유

3) 신아테네공화주의자 : 개인적 자유를 구현하는 적극적 자유

 

*도덕적 자유 개념

- 도덕적 자유가 스스로 규정한 법에 따른다고 할 때, 그것은 욕망의 충동과 대립되고 있기 때문에 이 법이 실정법은 아니고, 따라서 이 법을 일반의지에 입각한 실정법으로 잘못 해석해서는 안 됨

- 루소에게서 자연법은 인간을 자유롭게 만들고, 자기 통제와 자율의 주체가 되게 만듦. “스스로 규정한 법은 바로 양심과 이성의 법인 자연법을 지칭하는 것.

- 도덕적 자유를 적극적 자유로 해석하는 벌린(Isaiah Berlin) 비판

: 감정을 통제할 때 얻는다는 점에서 유사 but 감정을 통제하는 주체는 (국가, 계급, 민족 등의 초개인적 실체에 의해 형성되어) 초월적 통제를 행하는 내적 자아가 아니라 양심과 이성. 그리고 양심과 이성은 인간 마음 깊은 곳에 내재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음.

 

*시민적 자유 개념

- 일반의지의 형성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자유이며, 참여의 결과로 생성된 법률에 복종할 때 보장되는 자유. 따라서, 그 내용과 범위는 일반의지에 의해 정해짐.

- 워클러의 역사적 설명

: 도덕적 자유는 그리스적 전통인 자율 및 자연법적 이성과 양심에 근거하고, 시민적 자유는 로마적 전통인 공화주의적 자유 및 법치에 이념에 근거하고 있음

 

그의 자유개념의 유연성은 혼동을 초래한다는 부정적인 측면보다, 오히려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용되어 신축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많이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84)

 

. 자유와 정치참여의 관계

 

*신아테네공화주의(강한 공화주의)

- 테제 : 정치참여가 시민의 덕성이며, 자유를 구성하는 본질적 부분

- 대표 학자 : 바버, 피트킨, 샌델

- 정치참여의 효과 : 자신의 표현과 실현, 정치적 효능과 권능의 감각, 자기 가치의 사회적 인정

 

*신로마공화주의(수단적 공화주의)

- 테제 : 정치참여, 시민의 덕성, 시민권, 공공성 등은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

- 대표 학자 : 비롤리

- 정치참여의 효과 : 민회 참여와 투표를 통한 법률의 제정 (만약 정치참여가 시민의 자유와 행복을 억압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 정치참여의 원칙은 무조건적으로 수용될 수 없게 됨)

 

. 결론 : 루소 공화주의의 지평

 

*루소의 자유주의적 성격과 공화주의적 성격

- 자유주의적 성격 : 사회계약론에 근거하여 국가의 성립을 논의, 자연법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자연법이 실정법보다 높은 추상적 위상을 갖고 있음을 주장, 자유에 절대적 위상을 부여

- 공화주의적 성격 : ‘법의 지배를 통한 자유의 보장정치참여를 통한 자치와 자율의 확립을 강조

 

*저자의 루소 해석 : 신로마공화주의

1. 일반의지는 시민의 정치참여를 통해 실정법의 제정으로 귀착되는데, 실정법의 지배하에서 시민은 자연법을 따를 때 누릴 수 있는 도덕적 자유까지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2. 일반의지는 시민의 정치참여를 통해 실정법의 제정으로 귀착되고, 실정법의 지배하에서 시민은 자신이 제정한 실정법에 자신이 복종하면서 누릴 수 있는 시민적 자유를 확보한다.

3. 루소의 공화정은 일반의지에 따라 통치되는 국가, 다시 말해 실정법에 의한 지배가 이루어지는 국가이다.

4. 그러므로, 루소의 공화정에서 시민은 시민적 자유를 확보하지만 도덕적 자유까지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5. 따라서, 루소의 공화정에서 자유는 정치참여로 환원되지 않고 오히려 정치참여가 자유의 일부를 성립시킨다는 차원에서 루소를 신로마공화주의자로 해석해야 한다.

 

*루소의 공화주의의 헌정외적 요소들

- 입법자 : 인민들이 단순히 사회계약에 참여함으로써 국가가 설립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줌

- 시민종교와 습속 : 성립된 국가가 실정법만을 가지고 운영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줌

루소가 순수한 공화주의자는 아닐지라도, 그가 끊임없이 헌정외적인 노력을 통해 시민의 덕성을 함양하는 것이 공화국의 유지에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근원적으로 공화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189)

 

논문 평가

 

1. 논문의 성취

- 고대에서 현대에까지 이르는 공화주의의 두 전통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두 전통을 토대로 루소의 공화주의의 두 측면을 드러내면서, 나아가 저자 자신의 주장(신로마공화주의적 해석)까지 연결함

- 보통 루소는 자유주의자들에게 비판을 받는 사상가인데 루소에게서 자유주의적 성격까지 드러냄

- 민주적 주권과 민주정의 구별, 일반의지의 개념 분석, 정의의 세 가지 차원 구분, 시민적 자유와 도덕적 자유의 구별 등에서 애매하게 사용될 수 있는 루소의 개념들을 정확하게 규정한 후 논의에 활용

 

2. 논문의 한계

- 장에서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의 특징, 즉 키케로에 가깝지만 민중주의적 요소를 강조한다는 점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잘 드러나지 않고, 장에서 마키아벨리가 루소에게 미친 큰 영향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뭔지 모르겠음

- 논문이 다루는 시간적 범위와 주제가 너무 넓은 나머지, 논증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부분에서 그냥 이건 이렇다고 말하고 건너뛰는 경우가 많음. 예를 들어, 루소의 이상적인 공화국의 전형이 무엇인지, 루소의 자연법과 실정법의 관계가 어떠한지, 루소의 이성과 양심을 각각 보편적 정의와 시민적 정의에 귀속시키는 이유가 뭔지 등. 이런 부분들은 그 자체로 중요하고 논의할 거리가 많은, 따라서 단순히 이건 이렇다고 넘어가기는 힘든 부분들임. 저자로서는 자신의 방대한 작업을 위해 어쩔 수 없었겠지만, 독자로서는 굉장히 성글게 전개되는 논의로 인해 논문의 설득력에 의문을 품게 됨.

- 시민의 정치참여를 민회에의 참여와 투표로 규정하는데, 이에 대해 소극적 규정이라고 따지고 들 사람이 많을 것. 대표적으로 사회계약론의 역자 김영욱이 있을 것. 또한 정치체의 크기와 타락 정도에 따라 시민의 양상도 달라질 것인데 일괄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음.

- 결론에서 저자는 갑자기 루소의 사상에서 [...] 우리가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공화주의적 경향이 더욱 지배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신공화주의에 경도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188) 라고 말하는데 어리둥절함. 그리고 다음 문단에서 아주 혼잡스럽게 자신의 논증을 전개하는데 중구난방식이라 일관적인 논증으로 재구성한다고 애먹음.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서론에서부터 명확하게 밝히고, 본론 중간중간에 자신의 주장에 근거가 되는 부분들을 정리하여 강조한 후, 결론의 논증을 더욱 깔끔하게 서술했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