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근대철학 이차문헌

루소 중간 정리

현담 2022. 5. 31. 11:33

아래 내용은 근대서양정치사상(서울대학교 2022-1 김주형) 강의 및 토론 내용을 정리한 것

*『에밀』에서 정치가 가지는 의미
1) 소극적 의미 : 사회/정치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은 없다. 정치는 인간의 조건이다.
2) 적극적 의미 : 유덕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정치가 필요하다. 정치는 인간을 완성한다.
cf) 루소는 정치가 인간의 행복을 위한 열쇠라는 환상을 가지지 않음. 그것이 인간의 삶의 중심에 있는 것도 아님. 다만, 인간은 정치적 조건에 처해 있고 그것을 통해 도덕적인 인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을 뿐.

*『에밀』에서 장자크의 역할
: 에밀 스스로의 자기 입법. 경향성(inclination)과 의지(will)가 충돌할 때 장자크라는 권위는 에밀이 자신의 의지를 따르도록 강제함. (특히 에밀이 소피를 만난 후)

*판단의 몫
: 『에밀』에서는 주로 편견에 휩쓸리지 않는 판단, 살 만한 정치체인지 여부의 판단 등 판단의 몫이 개인에게 있음. 그러나 『사회계약론』에서는 주로 다수결 투표를 통한 일반의지 판단과 개인의 수용 등 판단의 몫이 전체에게 있음.

*인간 삶의 세 가지 양식
1) 고독한 산책자(solitary dreamer/philosopher)(『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2) 덕 있는 시민(virtuous citizen)(『사회계약론』)
3) 덕 있는 개인(virtuous private individual)(『에밀』)
: 보통의 인간들에게 열려 있는 삶의 양식. 고전적 덕처럼 예외적인 존재에게만 허락된 삶의 양식이 아님.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 3)은 꼭 2)로 연결되어야 하는 것은 아님. 2)의 가능성이 차단되지는 않았지만 모든 사람이 건전한 판단을 내리는 곳에서만 3)이 2)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상황이 정말 가능한 상황은 아닌 것 같음. 3)은 다만 ‘in politics but not of politics.’

*「학문예술론」(“Discours sur les sciences et les arts”, 1st discourse)(1750)
- 루소의 three discourses 중 하나 (나머지 둘은 「인간불평등기원론」(2nd discourse), 「정치경제론」(3rd discourse))
- 디종 아카데미가 던진 질문 : “학문(science)과 예술(art, 기예)의 부활이 도덕(moeurs, 풍속)의 정화에 기여했는가?”
- 루소의 대답
1) “근대인들은 civil하지만(문명화되었지만) civic하지는(시민적이지는) 않다.” 학문과 예술은 겉만 번지르르하고 진실성이 없으며 시민적 덕(civic virtue)에 전혀 기여하고 있지 않다. 또한, 학문과 예술은 단지 부와 명예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렸고, 시기와 질투와 세속적 야망의 증폭제가 되었으며, 부자들의 의견과 사회의 편견에 좌지우지될 뿐이다. 학문과 예술은 한편에서는 시민적 덕을 잃어버리면서 도덕을 타락시켰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자기편애와 편견을 증폭시키면서 도덕을 타락시켰다.
2) 학문과 예술 일반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 도서관을 불태우고 대학을 철폐하여 학문과 예술을 파괴한 후 그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는 더욱 아니다. 인간은 어른이 된 이상 어린아이로 되돌아갈 수 없다. 인간이 학문과 예술을 버리게 된다면 순수(innocent)해지는 대신 야만(barbaric)해질 것이다. 학문과 예술을 1)에서 지적한 두 측면에서 뜯어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