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153

무지한 참주의 무지에 관한 플라톤과 에픽테토스의 입장 분석 및 비판

무지한 참주의 무지에 관한 플라톤과 에픽테토스의 입장 분석 및 비판 본고의 목적은 『고르기아스』 466b-470c와 『강의』 1권 19장에 언급되는 참주에 대한 플라톤과 에픽테토스의 입장을 각각 분석하고 비교한 후 평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참주는 죽이고 싶은 자는 누구라도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이다. 참주라고 해서 꼭 무지(無知)할 필요는 없지만, 플라톤과 에픽테토스가 논의하는 참주는 그의 무지로 말미암아 그의 능력의 분별없는 행사에 도취된 자이다. 본고는 이러한 무지한 참주의 무지를 두 철학자가 각각 어떻게 이해했는지 분석한 후, 둘 사이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히고, 차이점을 토대로 둘을 짧게 비판한다. 1. 『고르기아스』 466b-470c : 정당함과 부당함에 관한 무지 플라톤에 따르면, 어떤 ..

[니체] 「신체를 경멸하는 자들에 대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 4장)

신체를 경멸하는 자들에게 나는 말하고자 한다. 저들이 다르게 배우고 다르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자기들의 신체에 작별을 고하고 입을 다물라고 할 뿐이다. To the despisers of the body I want to speak. I would not have them learn and teach differently, but merely say farewell to their own bodies - and thus become silent. Den Verächtern des Leibes will ich mein Wort sagen. Nicht umlernen und umlehren sollen sie mir, sondern nur ihrem eignen Leibe Lebewohl s..

[니체] 「세 변화에 대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 1장)

*정신(spirit, Geist) : 차라투스트라의 첫 번째 가르침은 ‘정신’의 변화에 관한 것이다. 이때의 정신은 물론 니체가 비판하는 이원론적 정신, 곧 육체와 육체에 속한 욕망에서 분리되어 있다고 믿는 ‘순수한 정신’이 아니다. 니체가 말하는 정신은 육체와 욕망을 긍정하고 욕망의 주인이 되는 정신이다. 이 정신은 힘의 의지[생명력]에 따라 결정되는 종속적인 성격을 갖기도 하지만 동시에 독자적인 성찰 능력을 갖고 힘의 의지의 상태를 반성하며 그것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정신에는 낙타 정신, 사자 정신, 아이 정신의 3단계가 있는데, 차라투스트라는 정신의 3단계 변화를 인간이 지향해야 할 목표인 초인에 이르는 길로서 제시한다. (J2 발제문) “정신의 세 변화”에서 정신은 이원론자가 ..

전헌상(2011), 「아리스토텔레스와 에픽테토스 윤리학에서의 프로하이레시스」, 『서양고전학연구』

1. 들어가는 글 *본고의 과제 : 아리스토텔레스와 에픽테토스의 프로하이레시스(prohairesis)론을 ‘우리에게 달려있는 것’과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비교 검토하는 것 *본고의 시도 : 1) 아리스토텔레스와 에픽테토스가 프로하이레시스와 ‘우리에게 달려있는 것’을 관련시키는 방식에서 존재하는 중요한 차이점들을 가려내고 드러냄으로써 2) 두 철학자 사이에 존재하는 연속성과 비연속성, 그리고 3) 스토아 철학의 전통 속에서 에픽테토스가 이룬 고유한 성취의 한 단면을 조명하는 것 2. 프로하이레시스와 우리에게 달려있는 것 – 아리스토텔레스 *프로하이레시스(합리적 선택 – 강상진 외, 『니코마코스 윤리학』) - 행위 자체보다 행위자의 품성을 더 잘 구별해주는 표지이며, 덕은 무엇보다도 프로하이레시스와 관련된 어..

이창우(2016), 「스토아 철학」, 『서양고대철학2』

ㄱ. 학파의 역사 1) 헬레니즘 철학의 시기 ㄱ) 헬레니즘 시대 : 알렉산더 사후(BC 323)부터 로마 공화정의 공식적 몰락(BC 31)까지 ㄴ) 헬레니즘 철학의 시기 : 편의상 정치사회사적 시기 구분(헬레니즘 시대)을 수용 ㄷ) 헬레니즘 철학 유파 : 에피쿠로스, 스토아, 회의주의 2) 초기 스토아 학파 ㄱ) 창립자 제논(Zenon, 키프로스, BC 336-264) - ‘스토아’라는 학파 명칭은 창립자 제논이 아테네의 아고라(광장)에 있던 공적 건물, 즉 ‘스토아 포이킬레’(Stoa Poikile)에서 강의를 했기 때문에 얻어진 이름 - 외국인 신분으로 아테네에 들어와 그때까지만 해도 여전히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었던 플라톤주의나 아리스토텔레스주의가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읽고자 함 - ..

[니체]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5-6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5절 ‘저들은 그저 저렇게 웃고만 있구나. 저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나는 저런 자들의 귀를 위한 입이 아니다. // 눈으로 듣는 법을 배우도록 먼저 저들의 귀를 때려 부수어야 할까? 울리는 북이나 참회설교자들처럼 요란을 떨어야만 할까? 혹 저들은 더듬거리며 말하는 자들만을 믿는 것일까?’ "there they laugh: they do not understand me; I am not the mouth for these ears. // Must one first smash their ears, that they may learn to hear with their eyes? Must one clatter like kettledrums and preachers of repen..

[니체]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4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4절 차라투스트라는 군중을 바라보고는 의아해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Zarathustra, however, looked at the people and wondered. Then he spoke thus: Zarathustra aber sahe das Volk an und wunderte sich. Dann sprach er also: : 차라투스트라는 왜 군중을 바라보고 의아해했는가? 그는 초인사상을 설파했고 어렴풋이 사람들이 자기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기대를 버리지 못한 상태이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 자기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확신하지 않고, 그들에게 기대를 하며 계속 이야기하고 그들을 설복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교수님) ..

신호재(2010), 「현상학적 공간구성에서 '깊이' 지각」, 『인문논총』 64

1. 서언 *공간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의 과제 : 사물을 지각할 때 ‘체험하는 공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해명 ← 사물 지각은 더 낮은 차원인 감각의 체험으로부터 구성되므로, 사물지각의 공간성이 발생하는 감각의 장으로 천착해 들어가야 함. 이 점에서 후설과 메를로퐁티는 맥을 같이 함 *비교 연구의 가능성 : 메를로퐁티와 후설의 ‘깊이(원근)’ - 메를로퐁티 : 멀리 있는 ‘배경’과 가까이 있는 ‘전경’, 눈과 가까운 ‘전면’과 ‘측면’을 따라 뒤로 가면서 거리가 멀어짐. - 후설 : 공간이 갖는 3차원을 위-아래의 ‘높이’, 왼쪽-오른쪽의 ‘너비’, 앞-뒤의 ‘깊이’라는 개념으로 분석 ⇒ 메를로퐁티와 후설이 제시하는 체험된 공간의 세 차원이 정확히 대응. 비교연구 가능. *현상학적 공간구성에 대한 기존 연..

[니체]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3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투스트라의 서설」 3절 “나는 그대들에게 위버멘쉬를 가르치노라.” “I teach you the overman.” “Ich lehre euch den Übermenschen.” Q1 차라투스트라는 초인을 가르친다. 그런데 그는 초인인가? (D) A. 결론부터 말하자면 차라투스트라는 초인이 아니다. 초인을 준비하는 자다. 예언가로서의 입장이다. (J) 차라투스트라는 초인은 아니긴 해도 초인이 뭔지를 알려면 어느 정도 초인의 경지를 경험했지 않을까 싶다. 초인에 대한 아무런 경험도 없이 초인에 대해서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완벽하게 체현은 못했지만 초인의 상태와 비슷한 상태를 체험했을 것이다. 니체는 철학이 머리로 하는 작업, 지성으로 하는 작업이 아니라고 말한다. 상식적으로 지성을 통해 따지고 근거를..

오유석(2016), 「에피쿠로스주의: 치유로서의 철학」, 『서양고대철학2』

ㄱ. 학파와 문헌 1) 정원(kepos) - 오늘날의 학교나 연구소가 아니라 일종의 대안 공동체와 유사. 즉, 에피쿠로스주의자는 특정한 교육과정을 공부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특정한 삶의 방식을 따르기로 한 사람이었음. - 정원 공동체 구성원에는 어린이와 노예가 있었으며 창녀를 포함한 여성들도 있었음. 이에 에피쿠로스를 비방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에피쿠로스와 그 추종자들 간의 친밀한 우정 관계는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음. - 다른 학파처럼 공식적 커리큐럼이 없었지만, 그 구성원들이 에피쿠로스의 저술을 읽고 토론했던 듯하몉 특히 그의 『주요한 견해들』(Kyriai doxai)은 암송되었던 듯함 2) 문헌 -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에 따르면, 에피쿠로스는 41권의 책을 지었다고 전해지지만, 이는 주 저서이고..